
책 만드는 일의 쓸모
제주 패스파인더(이하 패파)와 함께 진행해 온 8주 독립 출판 프로그램을 3회차까지 잘 마무리 짓고, 4회차 오픈을 앞두고 있었다.
“북토크를 해보는 건 어떨까요? 디제잉도 곁들여서요.”
서원 작가님의 제안이 계속 머릿속에 남았다. 독립출판 여름학기 플리마켓 행사 때 재밌는 이벤트를 해보고 싶다며 따로 요청하셨던 분이었다. 당시에는 이미 행사 컨셉과 구성이 다 잡혀있던 터라 요청에 응하기 어려웠지만, 짧은 시간이라도 참여자분들에게 책을 만들게 된 이유를 말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행사 취지나 목적이 청년들의 성장을 지원한다는 패파의 성격과도 상통했다. 여름학기 모든 프로그램을 마치고 지연 작가님과 고민하다 제안서라도 써보자고 얘기가 나왔다.
아이디어 얼개가 나오자마자 빈 종이에 행사 기획안을 작성해서 3시간짜리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다음 날 책방에 온 지연 님과 함께 예산안을 완성해 지인 매니저님께 제안서를 정리해 보냈다. 감사하게도 프로그램이 승인되어서, 패파를 통해 책을 만든 작가님들을 한자리에 모으는 행사를 준비할 수 있었다.
이런 제목이 어떨까. 가제로 붙인 이름이 그대로 행사명이 되었다. 〈책 만드는 일의 쓸모〉(이하 책쓸모)는 제주 패스파인더의 독립출판 프로그램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청년들과 함께하는 네트워킹 행사로 준비되었다.
단 한 번에 그치는 이들도 있었지만, 첫 책을 계기로 계속해서 창작활동에 도전하는 청년이 있다면 그를 열렬히 지지하고 응원하고 싶었다. 그 열정에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창작자와 창작자, 둘 사이의 연결고리를 만들어주는 이벤트를 기획했다.
책쓸모 큰 주제는 ‘책으로 연결되는 사람들’이었다. 꼭 출판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독립출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방문할 수 있도록 하고, 혹시 행사에 같이 오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를 초청해 데려오도록 했다. ‘북메이트를 데려오면 커플 독서링을 드린다’는 것이 주요 홍보 수단이었다.
홍보 포스터를 만드는 일, 행사 장소를 빌리는 것부터 시작해서 어렵지 않은 일이 없었다. 10분 단위로 프로그램 세부 일정을 다시 구성하고, 행사 진행을 맡기로 한 서원 작가님과 합을 맞추고, 방문객들에게 나눠줄 선물을 주문하면서 하나씩 할 일 목록을 지워나갔다.
연말에 여러 행사가 몰린 탓이었는지, 기대한 만큼의 참여자를 모집하진 못했다. 핑계를 대려면 어떤 것이든 덧붙일 수 있었겠지만, 아마 내가 기획한 행사가 크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못했던 모양이었다. 그래도 소중한 11월의 첫 번째 토요일, 시간을 내어 책쓸모 행사에 참여해주신 분들을 위해 나름의 최선을 다했다. 내 책을 세상에 소개하고, 다른 창작자들과 열렬히 소통하면서 공간을 뛰어다녀주신 모든 청년분에게 한없이 고마운 마음이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을 가능하게 해주었던 제주 패스파인더에도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하다.
가끔 스레드나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스스로 책을 만드는 사람들을 나쁘게만 보는 이들을 만날 때가 있다. 물론 나도 책방을 운영하면서 만듦새가 좋지 않거나 신경을 덜 쓴 책을 보면 아쉬울 때도 많다. 그렇지만 지금처럼 누구나 책을 만들 수 있는 세상이 되어서 좋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글을 쓰고 책을 만드는 일은 지나온 삶을 돌아보는 일이다. 과거가 좋든 싫든 나쁘든 통과해 온 세월을 거슬러 생각해 볼 수밖에 없다. 독립출판은 책을 만드는 모든 과정을 직접 수행하면서 나를 마주하고, 나를 알아가고, 또 나를 배워가는 일이다. 세상에 있는 모든 일이 그렇듯이, 조금 서툰 부분도 있고, 남들보다 잘하는 점도, 아무리 노력해도 개선이 안 되는 지점도 분명히 발생한다.
그래서 나는 누구나 독립출판에 도전했으면 좋겠다. 나를 돌아보고, 내 삶을 책으로 만들고, 그 결과물에 기뻐하면서. 또 그로 인해 책을 좋아했던 감각을 일깨우는 이 모든 여정을 경험하면서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자신을 발견하면 좋겠다. ‘책 만드는 일의 쓸모’는 아무래도 좋다. 무엇이 되었건 내 삶의 보석 같은 부분을 잘 찾아내어서 기꺼이 꺼내 보여주기를 바란다.
책 만드는 일의 쓸모
제주 패스파인더(이하 패파)와 함께 진행해 온 8주 독립 출판 프로그램을 3회차까지 잘 마무리 짓고, 4회차 오픈을 앞두고 있었다.
“북토크를 해보는 건 어떨까요? 디제잉도 곁들여서요.”
서원 작가님의 제안이 계속 머릿속에 남았다. 독립출판 여름학기 플리마켓 행사 때 재밌는 이벤트를 해보고 싶다며 따로 요청하셨던 분이었다. 당시에는 이미 행사 컨셉과 구성이 다 잡혀있던 터라 요청에 응하기 어려웠지만, 짧은 시간이라도 참여자분들에게 책을 만들게 된 이유를 말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행사 취지나 목적이 청년들의 성장을 지원한다는 패파의 성격과도 상통했다. 여름학기 모든 프로그램을 마치고 지연 작가님과 고민하다 제안서라도 써보자고 얘기가 나왔다.
아이디어 얼개가 나오자마자 빈 종이에 행사 기획안을 작성해서 3시간짜리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다음 날 책방에 온 지연 님과 함께 예산안을 완성해 지인 매니저님께 제안서를 정리해 보냈다. 감사하게도 프로그램이 승인되어서, 패파를 통해 책을 만든 작가님들을 한자리에 모으는 행사를 준비할 수 있었다.
이런 제목이 어떨까. 가제로 붙인 이름이 그대로 행사명이 되었다. 〈책 만드는 일의 쓸모〉(이하 책쓸모)는 제주 패스파인더의 독립출판 프로그램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청년들과 함께하는 네트워킹 행사로 준비되었다.
단 한 번에 그치는 이들도 있었지만, 첫 책을 계기로 계속해서 창작활동에 도전하는 청년이 있다면 그를 열렬히 지지하고 응원하고 싶었다. 그 열정에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창작자와 창작자, 둘 사이의 연결고리를 만들어주는 이벤트를 기획했다.
책쓸모 큰 주제는 ‘책으로 연결되는 사람들’이었다. 꼭 출판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독립출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방문할 수 있도록 하고, 혹시 행사에 같이 오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를 초청해 데려오도록 했다. ‘북메이트를 데려오면 커플 독서링을 드린다’는 것이 주요 홍보 수단이었다.
홍보 포스터를 만드는 일, 행사 장소를 빌리는 것부터 시작해서 어렵지 않은 일이 없었다. 10분 단위로 프로그램 세부 일정을 다시 구성하고, 행사 진행을 맡기로 한 서원 작가님과 합을 맞추고, 방문객들에게 나눠줄 선물을 주문하면서 하나씩 할 일 목록을 지워나갔다.
연말에 여러 행사가 몰린 탓이었는지, 기대한 만큼의 참여자를 모집하진 못했다. 핑계를 대려면 어떤 것이든 덧붙일 수 있었겠지만, 아마 내가 기획한 행사가 크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못했던 모양이었다. 그래도 소중한 11월의 첫 번째 토요일, 시간을 내어 책쓸모 행사에 참여해주신 분들을 위해 나름의 최선을 다했다. 내 책을 세상에 소개하고, 다른 창작자들과 열렬히 소통하면서 공간을 뛰어다녀주신 모든 청년분에게 한없이 고마운 마음이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을 가능하게 해주었던 제주 패스파인더에도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하다.
가끔 스레드나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스스로 책을 만드는 사람들을 나쁘게만 보는 이들을 만날 때가 있다. 물론 나도 책방을 운영하면서 만듦새가 좋지 않거나 신경을 덜 쓴 책을 보면 아쉬울 때도 많다. 그렇지만 지금처럼 누구나 책을 만들 수 있는 세상이 되어서 좋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글을 쓰고 책을 만드는 일은 지나온 삶을 돌아보는 일이다. 과거가 좋든 싫든 나쁘든 통과해 온 세월을 거슬러 생각해 볼 수밖에 없다. 독립출판은 책을 만드는 모든 과정을 직접 수행하면서 나를 마주하고, 나를 알아가고, 또 나를 배워가는 일이다. 세상에 있는 모든 일이 그렇듯이, 조금 서툰 부분도 있고, 남들보다 잘하는 점도, 아무리 노력해도 개선이 안 되는 지점도 분명히 발생한다.
그래서 나는 누구나 독립출판에 도전했으면 좋겠다. 나를 돌아보고, 내 삶을 책으로 만들고, 그 결과물에 기뻐하면서. 또 그로 인해 책을 좋아했던 감각을 일깨우는 이 모든 여정을 경험하면서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자신을 발견하면 좋겠다. ‘책 만드는 일의 쓸모’는 아무래도 좋다. 무엇이 되었건 내 삶의 보석 같은 부분을 잘 찾아내어서 기꺼이 꺼내 보여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