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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리 소설, 환상의 섬
사람들이 이곳에서 어떤 생각을 하며 시간을 보내었을까.
떠나온 길과 돌아갈 길, 모든 여정에 그들이 원하던 ’환상’을 가득 담았을까.
김채리 소설, 귤 도둑
형선은 옅지만 스스로 빛을 내는 사람이었다. 그건 멀리 떨어져 있어도, 가까이 붙어 지켜봐도
알 수 있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민정의 대답을 들은 형선은 그녀를 꼭 안아주었다.
마치 위로를 받아야 할 사람이 민정이라는 듯이.
김채리 소설, 낮하루밤
고개를 들어 올리면 바닷물을 관통해서 들어오는 빛이 투명하게 물속을 비추고 있었어.
우리는 정신없이 물속을 누비면서 때때로 해저의 절벽에 앉아 있기도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로
물의 흐름을 느끼기도 했지. 하늘을 떠다니는 기분이 이런 게 아닐까 싶더라.
김채리 소설, 미음
모두 ‘미음’에 담겨있던 현의 올곧은 마음들. 현은 이 작은 섬 속 모든 것을 온 마음을 다해
그리고 있었다. 들풀 하나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고, 잎마다 제 각각의 모양과 빛깔을 내는 꽃송이를
들여다 볼 줄 아는 아이.
최지연 에세이, 내가 도민이라니
이 섬으로 막 이주할 때, 그 당시 나는 서울이 한 달음에 나를 잡으러 올 수 없는 곳으로 가고 싶었다.
서울로부터 먼 곳, 수고로운 곳, 단절된 곳, 격리된 곳.
최지연 소설, 야간수영
나는 있잖아. 가끔 여기 오거든. 그래서 여기 이렇게 한참 떠 있어. 그럼 꼭 엄마 뱃속에 온 것 같아서.
최지연 에세이, 나쁜 제주가 끌리는 이유
적어도 제주는 나를 버리진 않잖아요. 내가 버리고 싶어져도 내 마음만 고쳐먹으면 되잖아요.
최지연 편지, 사랑했던 도시에게
나는 너를 왜 그리 원했던 걸까. 옆자리 하나 쉽게 내주지 않는 너와
어떻게든 어울려 보려고 그토록 애썼던 내가 이제는 어색하고 억울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