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청춘예금통장


2022.10.01 발행

2023.06.14 2쇄 발행 후 절판



글: [1] 김채리(김채윤), 오지혜, 이현석



재산은 없지만 재간은 넘쳐요

세 명의 청춘이 각자의 시선으로, 다양한 장르로 빚어낸 발버둥의 흔적들.

이 책은 나를 괴롭혔던 상사에게 편지를 보내고, 캥거루가 되어 보기도 하고,

친구의 결혼식에서 느꼈던 멜랑꼴리함을 드러내기도 하는 이야기입니다.


        작가의 사족

           [1] 이 책에서는 필명을 쓰지 않았다. 작중 인물을 ‘채리’로 설정한 것 때문에

             소설을 에세이로 착각할까 염려해 내린 결정.

           [2] 옆의 책 이미지는 중철제본처럼 보이지만, 실제 책은 실제본이다.



구성

• 자유청춘예금통장(도서) + [3] 문장 수동 입/출금 거래 명세표(떡메모지)

   + 청춘대길 도장(스티커) + [4] 통장케이스(PVC 봉투)

• 세트로만 판매(값: 13,000원)


[5] 표지 최종안

[6] 표지 B안



특이사항

• 통장 컨셉으로 디자인

• 가로 페이지는 통장 형태로, 세로 페이지는 작품으로 채웠다.

• 1장은 편지, 2장은 소설, 3장은 에세이인데 장마다 작가들의 투덜거림이 있다.



책을 만들게 된 계기

• 세 사람은 제주더큰내일센터에서 취창업 교육을 받다가 만났는데,

  창업 프로젝트 심사위원들이 돈은 어떻게 벌거냐고 타박을 놓자 홧김에 통장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예상 외로 반응이 좋아서 첫 플리마켓 때 한 시간 동안에만 40여 권을 판매했다.




책을 만들면서 어려웠던 점

• 인쇄소에 주문을 넣는 게 처음이라 실수가 많았다. 최종, 수정, 최수종을 번갈아가며

   오간 파일만 10개가 넘을 듯.

• 근데 인쇄소에서도 실수를 해서 잉크가 튀거나 페이지 순서가 뒤바뀌는 문제가 발생했다.


          작가의 사족

           [3] 책을 읽고 기억이 남은 문장을 기록하고 값을 매겨볼 수 있다.

           [4] 봉투 사이즈를 잘못 주문하는 바람에 첫 플리마켓 때는

             폴리백 봉투에 넣어 제공했다. 전날 제주 시내에 있는 모든 문구점, 다이소,

             마트를 뒤졌지만 적당한 사이즈를 찾을 수 없었다.

           [5] 책 표지 디자인을 직접 했는데, 어도비 일러스트로 처음 만들어본 아트워크였다.

             뒷면에는 작가가 세 명이라 갈매기 세 마리를 그렸다.

           [6] 표지는 투표로 결정했고, 당시 제안했던 다른 표지들도 기초 수준의 일러스트로 제작했다.




          작가의 사족

           [7] 상사의 직급(이름) 자리가 빈칸으로 되어 있다. 생각 나는 이의 이름을 쓰면 비로소 작품이 완성된다.


내용 미리보기

34p / 소설 ‘포기하는 연애’

비가 그친 저녁. 성훈은 구겨진 교정지를 든 채로 창밖을 응시하고 있었다. 물론 드문드문 서 있는

가로등이 주변을 비추긴 했으나 그의 눈엔 그리 밝지 않아 보였다. 창문을 여니 비에 젖은 아스팔트

냄새와 함께 축축한 바람이 올라왔고, 왠지 모르게 조금 슬펐다. 어쩌면 쏟아지는 비를 온몸으로

받아내야만 하는 자신이 흐린 날씨와 닮아있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혼자만의 생각에

잠겨있던 성훈은 그만 손에 쥔 교정지를 밖으로 떨어뜨렸고, 한동안 생의 전부를 잃은 사람처럼

바닥에 버려진 종이 뭉치를 바라보았다.


39p / 소설 ‘바람(Wind), 바람(Wish), 바람(What the fxxk)’

정화 주변의 사람들은 정화를 위로했다. ‘바람’이라는 사건 자체가 그리도 흔함을, 그리고 그 소재가

자신의 글 속에도 등장하게 되었을 뿐임을, 정화는 이번 계기로 알게 되었다. 그러나 바람이 흔하다는

사실이 정화의 상처를 줄여주지는 못했다. 한때 연인이었던 이와 친언니 같았던 이를 모두

잃어버렸다는 상실감, 믿는 이들에게 기만당했다는 배신감에 정화는 도저히 시간을 버틸 수 없었다.

그들에게 분노하는 밤이 지나면 스스로에게 분노하는 새벽이 찾아왔다. 그렇게 휘몰아치는 분노들

너머로 슬픔이 떠오르면 정화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일기를 썼다. 이 날의 모든 감정들을 생생히

기억해야했다. 그러면 그토록 이해하기 어려웠던 노아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될지도 몰랐다.

결국 정화에겐 모든 사건이 ‘인간’들의 정신적인 구조와 사고방식, 심리를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계기

다름 아니었다. 그걸 전부 이해하고 나면 남은 일은 오직 글을 쓰는 것뿐이다.


14p / 편지 [7] ‘나를 괴롭혔던 상사에게’

하루도 상사의 험담을 하지 않고는 배길 수가 없을 정도로 불합리하다고 느끼는 일들이 많았어요.

하고 싶은 말들이 턱 끝까지 차올랐지만 비좁은 방 안에서 일방적으로 내려지는 지시들에 멋모르고

힘없는 우리는 묵묵히 응하는 수밖에 없었어요.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가슴이 답답하다.

라고 다들 입을 모아 말했습니다.

그때의 제가 지나치게 어려서였을까요? 아니면 아직 사회에 길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었을까요? 

저는 그래도 대화를 통해서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선배들이 모두 저를 말렸어요.

풋내기 사원의 자신감에 대한 기대치라곤 찾아볼 수 없었죠. 오히려 우습게 보는 기세였어요.

말이 통하는 상대가 아니다. 내가 한두 번 겪어 봤니? 그럴수록 저는 기고만장해졌습니다.




작가 소개

청춘은 행동이다

오지혜

내게 청춘이란 주먹을 다부진 채 세계의 시작과 끝을 남김없이 탐험하며 인식하려는 '행동' 다름

아니다. 나 또한 에너지가 강해 정체를 권태로워 하고, 삶의 비밀을 탐구하려는 열망이 거세다.

대학에서 안락한 서적 속 탐구의 과정을 지속할 수 있었음에도 상아탑을 뛰쳐나와 연고 없는 제주로

무작정 내려온 것도 그 때문이다. 온 몸으로 삶을 받아내며 경험으로부터 배우고 싶었으므로.

그리고 그 과정에서, 원래의 길이라면 만나지 못할 성향의 이들을 만났고, 과거 영광의 반전처럼

비굴한 역할도 맡아보았다. 그럼에도 아직도 세계에서 경험하며 배울 것들이 적지 않아,

'파랑'이라는 컨텐츠 그룹에 합류하여 창업을 준비하게 되었건만, 파랑의 첫 공동단행본

《자유청춘예금통장》에서 또다시 '청춘'을 다루니, 이야말로 정확히 나를 소개하고 있는 셈이다.


청춘은 사랑이다

김채윤

청춘은 사랑이다. ‘청춘’이 느낄 수 있는 풍요로운 감정들을 ‘청춘’이라는 시간동안 어떻게 충분히

누릴 수 있을까? 평생을 약속하던 사랑은 모르는 새 빛이 바래어 곁을 떠나가 버리기도 하고,

깨어질 것을 알면서도 저버릴 수 없는 사랑 때문에 온 마음을 다 바치기도 하고. 사랑은 계산을 하기도

전에 어딘가로 사라져 버리거나, 가득 채워져 넘쳐버려서 도무지 종잡을 수 없다. 좀처럼 견고해지지

않는 마음이 언제쯤 회복이 될까. 우리는 지나가지 않을 것 같은 사랑의 순간을 글과 책, 기록으로

채우기로 했다.


청춘은 섬광이다

이현석

어렸을 적 청춘은 영영 타오르는 불길인 줄 알았습니다만, 스스로 걷잡을 수 없을 만큼 크게 타오르다 

이내 자신마저 태워버리곤 사그라드는 찰나의 섬광이란 걸 깨달았습니다.

그래도 뭐, 아직 전소하지는 않았으니 그런대로 선방했다랄까요. 지금은 남아 있는 불씨 하나

허투루 하지 않으려 나름의 최선을 다해 스물아홉 번의 해를 보내고 있습니다.